오늘은
울 집 보물이
어린이집 소풍가는 날^^
새벽부터
김밥싼다고 난리법석~ㅋ
유난히
김밥싸는게 익숙치 않다보니
도시락 하나 싸는데
부엌이 난장판
랑이는
그냥 가게서 한줄 사다가
싸 보내는게
싸고 미덥지 않냐고 하지만
그래도 엄마 흉내
쪼매 낼려니 이리 되었네요...
남들에겐
엄청 쉬워보이는
김밥 싸는게
저에겐 다른 요리보다
오히려 더 힘들다눈...ㅠ.ㅠ
고기도 먹어본 놈이
잘 먹는다고 했든가요?
어릴적
소풍날이면
남들 다 싸오는 김밥을
한번도 싸 간적 없는 저로썬
어쩜 어렵고 힘든 요리인지도 모르겠네요...
가을 소풍날
친구들의 도시락은
2단 내지 3단의 찬합도시락
거기엔 이쁜 김밥이 가득 들어있고
옆옆엔 계란물 입힌 왕 소세지가 나란히~
때때로 귀한 초코렛뜨나 과자도 보이고...
거기다 기분 조은날에만 마신다는
보글 보글 거품 올라오는 초록색의 킨 사이다병까지~!!!
와우~~!!!
입이 딱 벌어지게
감탄사를 연발하며
살포시 꺼내놓는 나의 도시락은....
꽃그림 찬합은 커녕 벤또(양은도시락)도 없이
보자기에 그냥 싸여진 삶은 밤이랑 고구마가 전부~!!!
친구들의 맛난 김밥이 먹고 싶었던 난
타고난 넉살과 협상가 기질로
고구마랑 김밥 몇개쯤을 물물교환하는데 성공~^^!!!
삶은 고구마랑 밤 먹으라고
울 엄마가 젓가락을 싸 줬을리는 만무하고...
원초적 본능처럼
엄지와 검지를 이용한 젓가락 신공으로
침 꿀꺽 삼키며
처음 먹어본 김밥의 맛이란~
아~~어쩜 그리 고소하고 맛나든지~~~!!!
하얀 쌀밥속에
노란 단무지와 색색의 야채들
그속에 꽁 꽁 쌓여진 분홍색 왕 소세지까지...
행여 하얀 쌀알에 티끌이라도 묻을세라
까만 김 드레스에 둘러 싸여 돌돌 말아진...
김과 밥과 반찬이 혼연일체가 된 김밥의 맛은
한마디로 엄청 엄청~
고급진 맛이었네요~ㅎㅎㅎ
그 맛을 잊을 수 없었던 난
보물찾기에서 '꽝' 되어버린 짜증을
가득담아 엄마에게 나도 김밥을 싸달라는
간 큰 땡강을 급기야 부리고 말았으니....ㅠ.ㅠ
어떻게 됐나구유?
그 말 끝나기 무섭게
빛의 속도로 나의 이마를 강타하는 숟가락 몽둥이에
내 이마엔 소풍 도시락으로 싸갔던 알밤보다
더 큰 알밤같은 혹만 생겨나고....
그날이후 김밥은
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버렸네요^^ㅎㅎ
그런 김밥을
느즈막히 엄마가 되고보니
왜 그리 싸 줘야 할 일이 많은지...
보물이 얼집 견학이다~소풍이다 할 때마다
가게에서 사서 보내기도 하고
때론 김밥대신 주먹밥으로 만들어 보내기도 하고
그리저리 하다보니 쪼매 양심에 걸려
오늘은 새복부터 일어나
김밥싸기에 돌입^^
나름 이뻐보이라고
흑미밥에다 야채넣고 돌돌 말았는데...
보이시쥬?
노란치즈가 동그랗게 말린게 아니라 찌그러진게...ㅋㅋ
거기 거기~^^
사랑하는나니님~뒤태여신님~이하람님~국화꽃향기님~등등
한 요리 하시는분들 시방 지가 만든 김밥보고
키득 키득 웃고 계시는것도 다 보여유~~ㅋㅋ
어쨌거나 저쨌거나
내 손으로 울 보물이 김밥 싸 준걸로
지는 음칭 뿌듯하구먼유~ㅎㅎㅎ
올 저녁은
도시락 싸고 남은
김밥 꼬다리나 무거야 겠시융^^
명절앞이라
바쁘신 울 주부님들
건강 챙기심서 조금씩만 준비하시고
서로 서로 웃는 즐거운 명절 보내셔요~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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