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이야기

소풍가는 날~♡

재재맘* 2015. 9. 23. 16:54

오늘은

울 집 보물이

어린이집 소풍가는 날^^

 

새벽부터

김밥싼다고 난리법석~ㅋ

유난히

김밥싸는게 익숙치 않다보니

도시락 하나 싸는데

부엌이 난장판

 

랑이는

그냥 가게서 한줄 사다가

싸 보내는게

싸고 미덥지 않냐고 하지만

그래도 엄마 흉내

쪼매 낼려니 이리 되었네요...

 

남들에겐

엄청 쉬워보이는

김밥 싸는게

저에겐 다른 요리보다

오히려 더 힘들다눈...ㅠ.ㅠ

 

고기도 먹어본 놈이

잘 먹는다고 했든가요?

 

어릴적

소풍날이면

남들 다 싸오는 김밥을

한번도 싸 간적 없는 저로썬

어쩜 어렵고 힘든 요리인지도 모르겠네요...

 

가을 소풍날

친구들의 도시락은

2단 내지 3단의 찬합도시락

거기엔 이쁜 김밥이 가득 들어있고

옆옆엔 계란물 입힌 왕 소세지가 나란히~

때때로 귀한 초코렛뜨나 과자도 보이고...

거기다 기분 조은날에만 마신다는

보글 보글 거품 올라오는 초록색의 킨 사이다병까지~!!!

 

와우~~!!!

입이 딱 벌어지게

감탄사를 연발하며

살포시 꺼내놓는 나의 도시락은....

꽃그림 찬합은 커녕 벤또(양은도시락)도 없이

보자기에 그냥 싸여진 삶은 밤이랑 고구마가 전부~!!!

친구들의 맛난 김밥이 먹고 싶었던 난

타고난 넉살과 협상가 기질로

고구마랑 김밥 몇개쯤을 물물교환하는데 성공~^^!!!

 

삶은 고구마랑 밤 먹으라고

울 엄마가 젓가락을 싸 줬을리는 만무하고...

원초적 본능처럼

엄지와 검지를 이용한 젓가락 신공으로

침 꿀꺽 삼키며

처음 먹어본 김밥의 맛이란~

아~~어쩜 그리 고소하고 맛나든지~~~!!!

 

하얀 쌀밥속에

노란 단무지와 색색의 야채들

그속에 꽁 꽁 쌓여진 분홍색 왕 소세지까지...

행여 하얀 쌀알에 티끌이라도 묻을세라

까만 김 드레스에 둘러 싸여 돌돌 말아진...

김과 밥과 반찬이 혼연일체가 된 김밥의 맛은

한마디로 엄청 엄청~

고급진 맛이었네요~ㅎㅎㅎ

 

그 맛을 잊을 수 없었던 난

보물찾기에서 '꽝' 되어버린 짜증을

가득담아 엄마에게 나도 김밥을 싸달라는

간 큰 땡강을 급기야 부리고 말았으니....ㅠ.ㅠ

 

어떻게 됐나구유?

그 말 끝나기 무섭게

빛의 속도로 나의 이마를 강타하는 숟가락 몽둥이에

내 이마엔 소풍 도시락으로 싸갔던 알밤보다

더 큰 알밤같은 혹만 생겨나고....

그날이후 김밥은

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버렸네요^^ㅎㅎ

 

그런 김밥을

느즈막히 엄마가 되고보니

왜 그리 싸 줘야 할 일이 많은지...

보물이 얼집 견학이다~소풍이다 할 때마다

가게에서 사서 보내기도 하고

때론 김밥대신 주먹밥으로 만들어 보내기도 하고

그리저리 하다보니 쪼매 양심에 걸려

오늘은 새복부터 일어나

김밥싸기에 돌입^^

 

나름 이뻐보이라고

흑미밥에다 야채넣고 돌돌 말았는데...

보이시쥬?

노란치즈가 동그랗게 말린게 아니라 찌그러진게...ㅋㅋ

 

 

 

 

거기 거기~^^

사랑하는나니님~뒤태여신님~이하람님~국화꽃향기님~등등

한 요리 하시는분들 시방 지가 만든 김밥보고

키득 키득 웃고 계시는것도 다 보여유~~ㅋㅋ

 

어쨌거나 저쨌거나

내 손으로 울 보물이 김밥 싸 준걸로

지는 음칭 뿌듯하구먼유~ㅎㅎㅎ

 

올 저녁은

도시락 싸고 남은

김밥 꼬다리나 무거야 겠시융^^

 

명절앞이라

바쁘신 울 주부님들

건강 챙기심서 조금씩만 준비하시고

서로 서로 웃는 즐거운 명절 보내셔요~♡